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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예방사업, 더 효과적인 방법은 없을까?(김병수)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7-01-17
조회 46442

치매 예방사업, 더 효과적인 방법은 없을까?

 

김병수 센터장(대구광역시 광역치매센터)

 

전국에 광역치매센터가 지정되고 다양한 사업들을 진행해 온 지도 어느덧 3년. 치매파트너 사업, 치매극복 걷기대회, 헤아림 치매가족교실 등 다양한 사업들이 성공리에 운영되면서 광역치매센터의 역할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팀원들도 이젠 모두 자기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어 내가 설명을 해주는 경우보다 그들로부터 설명을 듣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 이런 소소한 차이들을 느낄 때마다 은근히 뿌듯해진다. 그러나 치매의 근본적인 치료법이 아직 나오지 않은 까닭에 환자와 가족들은 여전히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머지않은 장래에 치매의 근본적인 치료법이 나오리라 기대하지만 그전까지는 치매예방에 가장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치매예방을 위해선 건강한 생활습관이 가장 중요한데 습관을 바꾸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 매번 금주를 권하지만 과음을 지속하시는 분, 혈압이 높으신데도 약을 불규칙하게 드시는 분, 비만과 당뇨가 있지만 운동을 귀찮아하시는 분... 우리 센터에서도 인식개선을 위해 매년 많은 예산을 들이고 있지만, 리플릿이나 볼펜 등을 나눠드리는 지금의 홍보 방식이 과연 비용만큼의 효과가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이런 노력조차 하지 않는 것보다야 낫겠지만, 치매예방을 위한 시도를 보다 다양하고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머리로 아는 것과 몸으로 실천하는 것 사이에는 너무나 큰 간격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흡연과 고위험 음주율은 OECD 국가들 중 가장 높은 편에 속하는데 이는 우리나라의 담배와 술의 가격이 낮은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와 국회에서 정치적인 이해득실을 따지지 않고 국민 건강을 위해 과감하게 담배와 소주 가격을 인상한다면 어떤 홍보정책보다도 치매 감소에 효과적이지 않을까? 조세정책뿐만 아니라 담배와 주류의 판매장소와 시간의 제한과 같은 유통 규제, 방송 광고의 제한 같은 마케팅 규제도 보다 엄격해질 필요가 있다. 운동도 마찬가지다. 운동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시민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공원이나 산책로를 더 많이 만들고, 학교 운동장 등을 방과 후에 주민에게 개방하는 정책을 고려해보아야 한다. 관절염이나 척추질환이 심해 걷기 힘든 분들은 수영장에서 걷는 것이 무척 도움이 되지만 주위에 수영장을 찾기가 쉽지 않고, 비용 또한 부담스럽다. 일정 세대 이상의 공동주택(예를 들어 500세대 이상의 아파트)에는 반드시 실내수영장을 설치하도록 법에 규정한다면 더 많은 노인들이 운동을 하게 되지 않을까?

 

치매의 위험요인 관리가 다른 기관이나 부서의 사업영역과 겹치다 보니 꼭 우리가 하지 않아도 누군가 할 것이란 생각도 들고, 예산이나 인력의 한계 때문에 지금 이상으로 시도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하지만 현재의 시스템을 변화시키지 않는다면 10년이 지나도 치매 발생률은 크게 감소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 치매 사업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선 만큼 치매예방사업의 효과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하고 보다 효과적인 방법을 도입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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